다주택자 `기존주택 처분조건 대출` 투기지역에만 적용한다
다주택자 투기지역 담보대출시 2년내 기존 집 처분해야
`투기과열지구` 확대한 KB국민은행도 `투기지역`만 적용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인 다주택자 대출 규제와 관련해 신규 주택담보대출 승인 시 기존 집 처분 조건을 `투기지역(서울 11개구·세종시)`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은행별로 투기지역 외에 투기과열지구(서울 25개구·경기 과천·세종시)까지 적용 범위가 달라 혼선이 빚어지자 통합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주담대를 보유한 다주택자더라도 투기과열지구의 주택을 살 때는 집 처분 조건 없이 변경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한도 내에서 은행 빚을 낼 수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지난 7일 다주택자 주담대 규제 강화 등 `8.2 부동산 대책`의 금융 규제 세부지침을 논의한 결과 `처분 조건부 대출` 적용 범위를 투기지역에만 한정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은 주담대를 받은 기존 대출자가 `투기지역`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새로 신청한 대출을 취급할 수 없다. 다만 예외 규정을 통해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하겠다는 `특약`을 맺으면 대출을 승인할 수 있다.


이번에 투기지역이 새로 지정되면서 은행들은 감독규정에 따른 세부지침을 마련해 다주택자 대출 규제 적용 범위를 설정하고 일선 영업점에 지침을 내렸다. 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은 다주택자가 투기지역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할 경우에만 `특약`을 넣도록 했다.

KB국민은행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기지역을 포함해 투기과열지구까지 범위를 넓히기로 했지만, 전날 은행권 실무 회의에서 "다른 은행처럼 투기지역에만 다주택자 대출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기준이 다르면 대출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며 "통일된 기준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날 회의에서 다주택자 대출 규제와 관련해 은행들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를 받아 지방 도시에 집을 산 차주가 투기지역인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주담대를 또 받으려면 지방의 집을 2년 이내에 팔아야 한다. 다만 동일 차주가 대출을 일으켜 투기과열지구 아파트를 살 때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빠르면 9일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적용 시점과 범위 등 세부지침을 담은 `FAQ(자주 묻는 질문)`를 만들어 일선 은행 영업점에 배포할 계획이다. 대책 발표 후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은행 직원들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 하는 등 혼선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전국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어제 회의에서 논의된 대출 규제 적용 시점과 범위, 대출자들의 각종 민원과 궁금증 등을 정리한 내용을 오늘 중 금융감독당국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FAQ 형식의 지침을 이날 중으로 확정하고 은행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추후 발생하는 사례들은 가이드라인을 추가해 현장의 혼선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날 실수요자 대출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 규제가 시행된 지난 3일 이전 주택 매매계약(분양권·입주권·중도금대출 포함)을 맺은 무주택가구는 강화된 대출 규제 대신 종전 대출 한도를 적용하는 내용의 보완책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