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가산금리 줄줄이 인하…"경쟁·규제 영향"
7월 8개 은행 가산금리, 전월比 인하…6월 금리체계 모범규준 도입 효과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줄줄이 내리는 추세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비롯한 새로운 여신 경쟁자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금리 경쟁이 거세진데다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전당포식 영업`에 대한 금융당국과 여론의 비판 목소리도 높아진 탓이다. 여기에 가산금리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 은행권 자율규제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주요 8개 시중은행(IBK기업·KB국민·KEB하나·NH농협·SC제일·신한·우리·한국씨티은행)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 평균 가산금리는 연 1.38%로 전월 평균 대비 0.03%포인트(p) 낮아졌다.

또 같은 기간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평균 가산금리는 0.1%p,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0.05%p 인하되는 등 전반적으로 가산금리는 인하되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은행마다 여신 목표와 수익률 등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은행의 재량권이 크다. 또 대출 소비자의 `갈아타기`가 쉬운 국내 금융시장의 특성상 금리는 대출할 금융사를 선택하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은행마다 여신별로 비중을 조정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수단이 가산금리다.

최근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하향 조정 추세는 복합적인 변수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들이 `금리장사`로 손 쉬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지적과 더불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흥행에 은행권이 긴장했다는 평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금리 또는 코픽스 금리는 최근 큰 변동이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지적에 부응하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해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가산금리 하향 조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산금리 조정 과정에서 은행 내부 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한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 개정안이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것도 이 같은 추세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말 글로벌 금리 인상을 앞두고 은행권이 일제히 선제적으로 가산금리를 인상,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불투명한 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 자율규제를 통해 은행권의 가산금리 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압박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가산금리는 은행 입장에서 `영업전략`이었지만 이제는 은행마다 재량권이 다소 제한되는 추세"라며 "최근 모범규준 마련으로 산정 과정이 깐깐해진데다 가계대출을 둘러싼 경쟁·규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